
오늘의 말씀과 묵상. 사순 제3주간 목요일(03/11/2021) <제1독서> ▥ 예레미야서의 말씀입니다. 7,23-28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나는 내 백성에게 23 이런 명령을 내렸다. ‘내 말을 들어라. 나는 너희 하느님이 되고 너희는 내 백성이 될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길만 온전히 걸어라. 그러면 너희가 잘될 것이다.’ 24 그러나 그들은 순종하지도 귀를 기울이지도 않고, 제멋대로 사악한 마음을 따라 고집스럽게 걸었다. 그들은 앞이 아니라 뒤를 향하였다. 25 너희 조상들이 이집트 땅에서 나온 날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나는 내 모든 종들, 곧 예언자들을 날마다 끊임없이 그들에게 보냈다. 26 그런데도 그들은 나에게 순종하거나 귀를 기울이지 않고, 오히려 목을 뻣뻣이 세우고 자기네 조상들보다 더 고약하게 굴었다. 27 네가 그들에게 이 모든 말씀을 전하더라도 그들은 네 말을 듣지 않을 것이고, 그들을 부르더라도 응답하지 않을 것이다. 28 그러므로 너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여라. ‘이 민족은 주 그들의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훈계를 받아들이지 않은 민족이다. 그들의 입술에서 진실이 사라지고 끊겼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14-23 그때에 14 예수님께서 벙어리 마귀를 쫓아내셨는데, 마귀가 나가자 말을 못하는 이가 말을 하게 되었다. 그러자 군중이 놀라워하였다. 15 그러나 그들 가운데 몇 사람은, “저자는 마귀 우두머리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 하고 말하였다. 16 다른 사람들은 예수님을 시험하느라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표징을 그분께 요구하기도 하였다. 17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생각을 아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느 나라든지 서로 갈라서면 망하고 집들도 무너진다. 18 사탄도 서로 갈라서면 그의 나라가 어떻게 버티어 내겠느냐? 그런데도 너희는 내가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고 말한다. 19 내가 만일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면, 너희의 아들들은 누구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는 말이냐? 그러니 바로 그들이 너희의 재판관이 될 것이다. 20 그러나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21 힘센 자가 완전히 무장하고 자기 저택을 지키면 그의 재산은 안전하다. 22 그러나 더 힘센 자가 덤벼들어 그를 이기면, 그자는 그가 의지하던 무장을 빼앗고 저희끼리 전리품을 나눈다. 23 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고,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 버리는 자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베엘제불, 사탄, 마귀, 악마, 길을 가로막는 자, 내 편에 서지 않는 자, 반대하는 자 실제로 오늘날 사람들은 더 이상 마귀나 악마, 사탄을 말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그러한 것들의 실체를 말하지 않으면서 천사나 하느님도 언급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다면 성경에 나오는 마귀는 어떻게 이해될 수 있을까요? 참으로 무거운 질문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을 가끔씩 만나게 됩니다. 도무지 말로서 설명할 수 없는 신비한 일이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의 지식의 부족함을 스스로 탓하기도 하고 오히려 그러한 질문들이 우리를 더욱 성장시키기도 합니다. 오늘 저는 여러분께 교황 프란치스코 형제가 쓰신 『악마는 존재한다』 라는 책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부디 여러분의 질문이 여러분의 해답으로서 자리 잡고 신앙에 조금 더 깊이 맛들이고 성장하는 계기가 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여러분 가운데 누군가는 `교황이 21세기에 악마에 대해 말하다니 옛날 사람이군요`라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강조합니다. 악마는 존재합니다. 21세기에도 악마는 존재합니다." 여기서 교황이 말하는 악마는 여러 가지 모습으로 우리를 유혹한다. 험담, 게으름, 허영심, 거짓 같은 것들이다. 교황은 우리를 교묘하고 끈질기게 괴롭히는 악마를 물리치는 법을 강론 때마다 자주 이야기한다. 이번에 출간된 `악마는 존재한다`(가톨릭출판사)는 `악마`에 대한 교황의 분명한 경고를 담고 있다. 예수님이 세례를 받은 후 광야에서 악마의 유혹을 물리친 것을 기념하는 사순절 시기에 출간된 이 책은 총 40개의 강론을 하루에 하나씩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교황이 가장 경계하는 악마는 `돈`이다. "마귀는 우리 등을 토닥이며 이렇게 말합니다. `너는 훌륭해 돈을 좀 모아 봐`. 돈은 허영심을 가져오고, 허영심은 교만을 가져옵니다. 마귀가 우리의 등을 토닥이는 것은 우리가 희망을 갖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교황은 `물욕`이라는 악마는 처음엔 달콤해 보이지만 결국은 우리에게서 희망을 앗아 간다고 말한다. 교황은 또 다른 악마 `험담`을 물리치라고 권한다. "여러분에게 요청합니다. 험담에서 서로를 보호하십시오. 이 전쟁에서 우리를 도와주시도록 성미카엘 대천사에게 기도하십시오. 다른 사람에 대해 험담하지 말고, 험담에 귀를 기울이지도 마십시오. 누군가 험담을 하고 있다면 `여기서 하면 안된다`고 내보내십시오." 교황은 단호하다. "악마는 간교합니다. 악마와는 대화할 수 없습니다. 모든 유혹(악마)은 `그래, 뭐 괜찮아`라고 말할 때 우리를 찾아옵니다. 악마가 다가올 때 이렇게 말하면 큰 도움이 됩니다. `나는 너와 말하지 않는다. 주님의 말씀만을 듣는다`고 하십시오." 어느새 천천히 다가와서 쑥쑥 자라나고, 결국은 모두를 전염시키고 자신을 정당화시키는 과정을 거쳐 우리를 잠식해 가는 게 악마의 특성이라는 것.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수의 삶도 결국 악마와의 싸움이었다고 말한다. 따라서 복음에는 악마와 싸워 이기는 법이 담겨 있다. 복음을 만나고 복음을 이해하고 그것을 실천하고 전파하는 것이 악마와 싸워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인 셈이다. 이 책은 교황의 강론과 더불어 여러 성인들의 글을 함께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교황과 성인들의 묵상과 통찰을 통해 교묘하게 우리를 괴롭히는 악마의 실체를 깨닫고, 깨끗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법을 알려준다. [허연 문화전문기자] 발췌한 글이 있기에 내용이 좀 길어졌습니다만 분명한 것은 악마는 존재하며 그 형태가 우리가 상상하는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오히려 더 깊은 유혹으로 우리 곁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과 분명하고 단호한 태도가 언제나 우리에게 요구된다는 사실입니다. 한국에 있을 때 읽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벌써 기억이 희미해집니다. 좋은 책으로 이 은총의 사순시기를 보낸다면 나의 사순도 함께 부활의 영광에 이르리라 생각됩니다. 평화가 함께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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