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말씀과 묵상. 연중 제5주간 수요일(2/8/2023) <제1독서> ▥ 창세기 2, 4ㄴ-9.15-17 4 주 하느님께서 땅과 하늘을 만드시던 날, 5 땅에는 아직 들의 덤불이 하나도 없고, 아직 들풀 한 포기도 돋아나지 않았다. 주 하느님께서 땅에 비를 내리지 않으셨고, 흙을 일굴 사람도 아직 없었기 때문이다. 6 그런데 땅에서 안개가 솟아올라 땅거죽을 모두 적셨다. 7 그때에 주 하느님께서 흙의 먼지로 사람을 빚으시고, 그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명체가 되었다. 8 주 하느님께서는 동쪽에 있는 에덴에 동산 하나를 꾸미시어, 당신께서 빚으신 사람을 거기에 두셨다. 9 주 하느님께서는 보기에 탐스럽고 먹기에 좋은 온갖 나무를 흙에서 자라게 하시고, 동산 한가운데에는 생명나무와,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자라게 하셨다. 15 주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데려다 에덴 동산에 두시어, 그곳을 일구고 돌보게 하셨다. 16 그리고 주 하느님께서는 사람에게 이렇게 명령하셨다. “너는 동산에 있는 모든 나무에서 열매를 따 먹어도 된다. 17 그러나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에서는 따 먹으면 안 된다. 그 열매를 따 먹는 날, 너는 반드시 죽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 마르코 7, 14-23 그때에 14 예수님께서 군중을 가까이 불러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모두 내 말을 듣고 깨달아라. 15 사람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그를 더럽힌다.” (16) 17 예수님께서 군중을 떠나 집에 들어가시자, 제자들이 그 비유의 뜻을 물었다. 18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너희도 그토록 깨닫지 못하느냐? 밖에서 사람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무엇이든 그를 더럽힐 수 없다는 것을 알아듣지 못하느냐? 19 그것이 마음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배 속으로 들어갔다가 뒷간으로 나가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모든 음식이 깨끗하다고 밝히신 것이다. 20 또 이어서 말씀하셨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 그것이 사람을 더럽힌다. 21 안에서 곧 사람의 마음에서 나쁜 생각들, 불륜, 도둑질, 살인, 22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이 나온다. 23 이런 악한 것들이 모두 안에서 나와 사람을 더럽힌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사실 늘 밖에서 무엇인가 내 안으로 들어와 나를 더럽힌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들의 나쁜 생각이, 그들의 나쁜 행동이 나를 더럽힌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내게서 그런 것들이 나와 나를 더럽힌다니요? 억울하고 분한 말씀입니다. 어디 내가 그 정도는 아니지 않냐고 하느님께 탄원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러나 문득 내 안을 들여다봅니다. 그들처럼 나도 나쁜 생각이, 나쁜 행동이 적지 않았음을 고백합니다. 그러한 고백에 나도 한순간 정신이 아득해집니다. 차이가 있을지언정 나도 나를 그렇게 괴롭히고 있나 생각합니다. 늘 말씀드리는 것처럼 저 자신에게도 다시금 마음에 새기는 바는, 내가 하느님을 따라 사는 이유입니다. 하느님은 온갖 좋은 것의 완성이시니 하느님을 가까이 하면 내가 좋아질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가까이 하면 내가 완성될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내가 하느님을 필요로 하는 이유는 나의 에덴을 살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느님께 가는 길이, 때로는 사람을 거쳐야 하고, 사람 사이에 있어서 밖에서, 안에서 온갖 것이 나를 괴롭힙니다. 너 때문이야 하고 말하고 싶지만, 너 때문만은 아닌 것이 현실입니다. 때로는 그 너 때문보다, 오히려 나 때문이 더 많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이립(而立)이라 나를 세울 기초를 하느님 안에서 완성하면 얼마나 좋을지 생각합니다. 내가 지은 천국과 내가 지은 지옥이 있습니다. 나는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나는 천국(하느님 나라)를 내 안에도, 내 밖에서도 만들고 싶을 뿐입니다. 때론 바람에게 기도하기를, 너무 세차게 나를 향해 불지 않기를 기도드립니다. 오직 소원은 그것 뿐일지도. 주님의 평화가 함께 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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