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말씀과 묵상. 주님 수난 성지 주일(04/02/2023) <제1독서>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50, 4-7 4 주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제자의 혀를 주시어 지친 이를 말로 격려할 줄 알게 하신다. 그분께서는 아침마다 일깨워 주신다. 내 귀를 일깨워 주시어 내가 제자들처럼 듣게 하신다. 5 주 하느님께서 내 귀를 열어 주시니 나는 거역하지도 않고 뒤로 물러서지도 않았다. 6 나는 매질하는 자들에게 내 등을, 수염을 잡아 뜯는 자들에게 내 뺨을 내맡겼고 모욕과 수모를 받지 않으려고 내 얼굴을 가리지도 않았다. 7 그러나 주 하느님께서 나를 도와주시니 나는 수치를 당하지 않는다. 그러기에 나는 내 얼굴을 차돌처럼 만든다. 나는 부끄러운 일을 당하지 않을 것임을 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 사도 바오로의 필리피서 말씀입니다. 2, 6-11 그리스도 예수님께서는 6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하느님과 같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7 오히려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 이렇게 여느 사람처럼 나타나 8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 9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도 그분을 드높이 올리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그분께 주셨습니다. 10 그리하여 예수님의 이름 앞에 하늘과 땅 위와 땅 아래에 있는 자들이 다 무릎을 꿇고 11 예수 그리스도는 주님이시라고 모두 고백하며 하느님 아버지께 영광을 드리게 하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 ○ 해설자 + 예수님 ● 다른 한 사람 ▣ 다른 몇몇 사람 ◎ 군중 ○ 마태오가 전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입니다. 27, 11-54 그때에 11 예수님께서 총독 앞에 서셨다. 총독이 물었다. ● “당신이 유다인들의 임금이오?” ○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 “네가 그렇게 말하고 있다.” 12 ○ 그러나 수석 사제들과 원로들이 당신을 고소하는 말에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 13 그때에 빌라도가 예수님께 물었다. ● “저들이 갖가지로 당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는데 들리지 않소?” 14 ○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어떠한 고소의 말에도 대답을 하지 않으셨다. 그래서 총독은 매우 이상하게 여겼다. 15 축제 때마다 군중이 원하는 죄수 하나를 총독이 풀어 주는 관례가 있었다. 16 마침 그때에 예수 바라빠라는 이름난 죄수가 있었다. 17 사람들이 모여들자 빌라도가 그들에게 물었다. ● “내가 누구를 풀어 주기를 원하오? 예수 바라빠요 아니면 메시아라고 하는 예수요?” 18 ○ 빌라도는 사람들이 예수님을 시기하여 자기에게 넘겼음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19 빌라도가 재판석에 앉아 있는데 그의 아내가 사람을 보내어 말하였다. ● “당신은 그 의인의 일에 관여하지 마세요. 지난밤 꿈에 내가 그 사람 때문에 큰 괴로움을 당했어요.” 20 ○ 그동안 수석 사제들과 원로들은 군중을 구슬려 바라빠를 풀어 주도록 요청하고 예수님은 없애 버리자고 하였다. 21 총독이 그들에게 물었다. ● “두 사람 가운데에서 누구를 풀어 주기를 바라는 것이오?” ○ 군중이 대답하였다. ◎ “바라빠요.” 22 ○ 빌라도가 그들에게 물었다. ● “그러면 메시아라고 하는 이 예수는 어떻게 하라는 말이오?” ○ 군중이 모두 외쳤다. ◎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23 ○ 빌라도가 다시 물었다. ● “도대체 그가 무슨 나쁜 짓을 하였다는 말이오?” ○ 군중은 더욱 큰 소리로 외쳤다. ◎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24 ○ 빌라도는 더 이상 어찌할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폭동이 일어나려는 것을 보고, 물을 받아 군중 앞에서 손을 씻으며 말하였다. ● “나는 이 사람의 피에 책임이 없소. 이것은 여러분의 일이오.” 25 ○ 그러자 온 백성이 대답하였다. ◎ “그 사람의 피에 대한 책임은 우리와 우리 자손들이 질 것이오.” 26 ○ 그래서 빌라도는 바라빠를 풀어 주고 예수님을 채찍질하게 한 다음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넘겨주었다. 27 그때에 총독의 군사들이 예수님을 총독 관저로 데리고 가서 그분 둘레에 온 부대를 집합시킨 다음, 28 그분의 옷을 벗기고 진홍색 외투를 입혔다. 29 그리고 가시나무로 관을 엮어 그분 머리에 씌우고 오른손에 갈대를 들리고서는, 그분 앞에 무릎을 꿇고 이렇게 말하며 조롱하였다. ▣ “유다인들의 임금님, 만세!” 30 ○ 군사들은 또 예수님께 침을 뱉고 갈대를 빼앗아 그분의 머리를 때렸다. 31 그렇게 예수님을 조롱하고 나서 외투를 벗기고 그분의 겉옷을 입혔다. 그리고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러 끌고 나갔다. 32 그들은 나가다가 시몬이라는 키레네 사람을 보고 강제로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게 하였다. 33 이윽고 골고타 곧 ‘해골 터’라는 곳에 이르렀다. 34 그들이 쓸개즙을 섞은 포도주를 예수님께 마시라고 건넸지만, 그분께서는 맛을 보시고서는 마시려고 하지 않으셨다. 35 그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고 나서 제비를 뽑아 그분의 겉옷을 나누어 가진 다음, 36 거기에 앉아 예수님을 지켰다. 37 그들은 또 그분의 머리 위에 죄명을 붙여 놓았다. 거기에는 ‘이자는 유다인들의 임금 예수다.’라고 쓰여 있었다. 38 그때에 강도 두 사람도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는데, 하나는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못 박혔다. 39 지나가던 자들이 머리를 흔들어 대며 예수님을 모독하면서 40 이렇게 말하였다. ▣ “성전을 허물고 사흘 안에 다시 짓겠다는 자야, 너 자신이나 구해 보아라. 네가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아라.” 41 ○ 수석 사제들도 이런 식으로 율법 학자들과 원로들과 함께 조롱하며 말하였다. 42 ▣ “다른 이들은 구원하였으면서 자신은 구원하지 못하는군. 이스라엘의 임금님이시면 지금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시지. 그러면 우리가 믿을 터인데. 43 하느님을 신뢰한다고 하니, 하느님께서 저자가 마음에 드시면 지금 구해 내 보시라지. ‘나는 하느님의 아들이다.’ 하였으니 말이야.” 44 ○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강도들도 마찬가지로 그분께 비아냥거렸다. 45 낮 열두 시부터 어둠이 온 땅에 덮여 오후 세 시까지 계속되었다. 46 오후 세 시쯤에 예수님께서 큰 소리로 부르짖으셨다. + “엘리 엘리 레마 사박타니?” ○ 이는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라는 뜻이다. 47 그곳에 서 있던 자들 가운데 몇이 이 말씀을 듣고 말하였다. ▣ “이자가 엘리야를 부르네.” 48 ○ 그러자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이 곧 달려가서 해면을 가져와 신 포도주에 듬뿍 적신 다음, 갈대에 꽂아 예수님께 마시게 하였다. 49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말하였다. ▣ “가만, 엘리야가 와서 그를 구해 주나 봅시다.” 50 ○ 예수님께서는 다시 큰 소리로 외치시고 나서 숨을 거두셨다. <무릎을 꿇고 잠깐 묵상한다.> 51 ○ 그러자 성전 휘장이 위에서 아래까지 두 갈래로 찢어졌다. 땅이 흔들리고 바위들이 갈라졌다. 52 무덤이 열리고 잠자던 많은 성도들의 몸이 되살아났다. 53 예수님께서 다시 살아나신 다음, 그들은 무덤에서 나와 거룩한 도성에 들어가 많은 이들에게 나타났다. 54 백인대장과 또 그와 함께 예수님을 지키던 이들이 지진과 다른 여러 가지 일들을 보고 몹시 두려워하며 말하였다. ▣ “참으로 이분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1년 중 가장 거룩한 한 주간인 성주간의 첫날입니다. 우리는 모두 그 옛날 이스라엘 사람들처럼 손에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흔들며 예루살렘으로 들어가시는 예수님을 환영하는 예식을 갖습니다. 성주간은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의 주간입니다. 이 성주간을 통해 예수님은 환영받고 버림받고 죽어가며 마침내 다시 살아나십니다. 우리는 오늘부터 이 거룩한 한 주간을 지내며 그분을 기억합니다. 우리는 그분을 기억하고 그래서 기념하며 그분의 역사적 사건을 현재화합니다. 즉 오늘날에 되살리는 것입니다. 우리가 행하는 이 모든 것은 그래서 비로소 의미를 갖습니다. 우리의 기억 속에 그분은 다시 죽으시고 부활하십니다. 우리의 기념 속에 그분은 오늘에 현존하십니다. 그렇게 2000여년 전의 어떤 한 사건과 인물은 그리스도인들의 기억 속에 다시 되살아납니다. 그렇게 예수라는 어떤 한 분은 내게 의미있는 존재로서 되살아납니다. 모든 것이 시간의 흐름 속에 묻혀지고 잊혀져 가지만, 누군가의 기억 속에 과거는 끊임없이 현재로 소환되고 기념되며 되살아납니다. 그리스도인은 이렇게 예수님을 다시 오늘날 의미있는 존재로서 불러오는 사람입니다. 교회는 말합니다. 이 거룩한 한 주간을 예수님을 당신 삶의 기억 속으로 끊임없이 되살아나게 하고 기념하며 그분을 만나라고 말합니다. 예수님이라는 이 존재 속에 담긴 오롯한 하느님을 만나라고 말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이 한 주간을 살아가시기를 기도드립니다. 그렇게 당신은 예수님을 지키고 하느님을 지키는 사람이 되십시오. 언제든, 어디서든 당신은 그렇게 하느님을 만나는 사람이 되십시오. 새벽의 문을 열며 오늘도 예수님의 십자가를 몸에 새기며 기도드립니다. 마침내, “하느님 감사합니다.” 그렇게 기도드립니다. 예수님이 당신 삶을 통해 되살아나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