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말씀과 묵상. 사순 제2주일(03/04/2023) <제1독서> ▥ 창세기의 말씀입니다. 12, 1-4ㄱ 그 무렵 1 주님께서 아브람에게 말씀하셨다. “네 고향과 친족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너에게 보여 줄 땅으로 가거라. 2 나는 너를 큰 민족이 되게 하고, 너에게 복을 내리며, 너의 이름을 떨치게 하겠다. 그리하여 너는 복이 될 것이다. 3 너에게 축복하는 이들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를 내리겠다. 세상의 모든 종족들이 너를 통하여 복을 받을 것이다.” 4 아브람은 주님께서 이르신 대로 길을 떠났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 사도 바오로의 티모테오 2서 말씀입니다. 1, 8ㄴ-10 사랑하는 그대여, 8 하느님의 힘에 의지하여 복음을 위한 고난에 동참하십시오. 9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행실이 아니라 당신의 목적과 은총에 따라 우리를 구원하시고 거룩히 살게 하시려고 우리를 부르셨습니다. 이 은총은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이미 우리에게 주신 것인데, 10 이제 우리 구원자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나타나시어 환히 드러났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죽음을 폐지하시고, 복음으로 생명과 불멸을 환히 보여 주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7, 1-9 그 무렵 1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만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셨다. 2 그리고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셨는데, 그분의 얼굴은 해처럼 빛나고 그분의 옷은 빛처럼 하얘졌다. 3 그때에 모세와 엘리야가 그들 앞에 나타나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4 그러자 베드로가 나서서 예수님께 말하였다. “주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원하시면 제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주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 5 베드로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빛나는 구름이 그들을 덮었다. 그리고 그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가 났다. 6 이 소리를 들은 제자들은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린 채 몹시 두려워하였다. 7 예수님께서 다가오시어 그들에게 손을 대시며, “일어나라. 그리고 두려워하지 마라.” 하고 이르셨다. 8 그들이 눈을 들어 보니 예수님 외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9 그들이 산에서 내려올 때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사람의 아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날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 하고 명령하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일어나라 하십니다. 떠나라 하십니다. 고난에 동참하라 하십니다. 당신의 십자가 길에 자꾸만 저를 초대하십니다. 제가 당신을 따라 걸을 때 저는 주님, 평온한 일상과 평화로운 세상을 꿈꿉니다. 그런데 당신이 제게 허락하시는 이 길은, 때로는 고독과 이해받지 못함과 익숙하지 않고 낯선 곳으로의 떠남입니다. 더 치열한 싸움이며 마치 두려움이 가득한 싸움터와 같습니다. 주님, 머물고 싶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유혹임을 압니다. 알면서도 그 유혹에 한 번쯤은 자신을 놓아두고 싶습니다. 제대로 떠나지도 못하는 제게, 당신은 먼저 일어나 걸으십니다. 언제나 당신의 뒤만을 따르면서 언제나 당신의 십자가보다 작은 고난의 잔을 마시면서 당신이 누리는 영광에는 함께 머물고 싶고 받고 싶은 이 작고 가난한 마음. 주님, 당신께서는 아시지요? 저희 연약함을 돌보시고 자비를 베푸소서. 굳은 결심이 있습니다. 남모르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그때 당신이 다가와 손을 대시며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주님, 그 제자들에게 하셨던 것처럼 오늘 저희의 어깨에 손을 얹어 주시고 다정스럽지만 준엄함으로 “두려워 마라”고 말씀해 주십시오. 간절함은 이 하나이오니, 저희의 흔들리는 발걸음에도 주님의 힘찬 발걸음을 더해 주소서. 매년 저희는 당신의 사순절을 기억합니다. 저희가 먼저 걸었던 사순절이 아니라 당신이 먼저 걸으셨던 사순절을 그저 흉내만 내면서도 비틀거리며 걷는 저희입니다. 오늘 저는 당신의 이 길을 응원합니다. 저도 걷고 당신들도 걸으며 흉내를 내듯 쫓아온 이 2023년의 사순절이 올해에는 유난히 다르고 새로워지기를 스스로 다짐하듯 남몰래 조용한 기도로 주님께 봉헌합니다. 은총의 사순절, 일어나 걸어갑시다. 주님께서 먼저 힘차게 걸으시니, 그분의 어깨 뒤에 숨어 비틀거리더라도 그중에 내 마음에 번민이 가득하여 또다시 넘어져도 그렇게 다시 한번 일어나 떠나고 걸어갑시다.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언제나 힘차게 머무르시기를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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