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말씀과 묵상. 성 빈첸시오 드 폴 사제 기념일(09/27/2022) <제1독서> ▥ 욥기 3, 1-3.11-17.20-23 1 욥이 입을 열어 제 생일을 저주하였다. 2 욥이 말하기 시작하였다. 3 “차라리 없어져 버려라, 내가 태어난 날, ‘사내아이를 배었네!’ 하고 말하던 밤! 11 어찌하여 내가 태중에서 죽지 않았던가? 어찌하여 내가 모태에서 나올 때 숨지지 않았던가? 12 어째서 무릎은 나를 받아 냈던가? 젖은 왜 있어서 내가 빨았던가? 13 나 지금 누워 쉬고 있을 터인데. 잠들어 안식을 누리고 있을 터인데. 14 임금들과 나라의 고관들, 폐허를 제집으로 지은 자들과 함께 있을 터인데. 15 또 금을 소유한 제후들, 제집을 은으로 가득 채운 자들과 함께 있을 터인데. 16 파묻힌 유산아처럼, 빛을 보지 못한 아기들처럼 나 지금 있지 않을 터인데. 17 그곳은 악인들이 소란을 멈추는 곳. 힘 다한 이들이 안식을 누리는 곳. 20 어찌하여 그분께서는 고생하는 이에게 빛을 주시고 영혼이 쓰라린 이에게 생명을 주시는가? 21 그들은 죽음을 기다리건만, 숨겨진 보물보다 더 찾아 헤매건만 오지 않는구나. 22 그들이 무덤을 얻으면 환호하고 기뻐하며 즐거워하련만. 23 어찌하여 앞길이 보이지 않는 사내에게 하느님께서 사방을 에워싸 버리시고는 생명을 주시는가?”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9, 51-56 51 하늘에 올라가실 때가 차자,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가시려고 마음을 굳히셨다. 52 그래서 당신에 앞서 심부름꾼들을 보내셨다. 그들은 예수님을 모실 준비를 하려고 길을 떠나 사마리아인들의 한 마을로 들어갔다. 53 그러나 사마리아인들은 예수님을 맞아들이지 않았다. 그분께서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54 야고보와 요한 제자가 그것을 보고, “주님, 저희가 하늘에서 불을 불러 내려 저들을 불살라 버리기를 원하십니까?” 하고 물었다. 55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그들을 꾸짖으셨다. 56 그리하여 그들은 다른 마을로 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성 빈첸시오. 예전에 어른들은 원선시오라고 부르기도 했고 영어로는 빈센트라 부르기도 합니다. 우리 본당 관할 구역 안에 있는 안나의 집 수녀님들이 계시는 곳의 설립자 성인이기도 하시지요. 아마 수녀님들은 오늘을 큰 축제일로 지내시겠지요. 우리 본당에도 예전에 빈첸시오회가 있어서 특별히 가난하고 병들고 아픈 이들을 위한 애덕활동을 많이 했습니다. 한국에서도 그렇구요. 요즘은 빈첸시오회의 활동이 많이 줄어들었고 미미해지기까지 했습니다. 어쨌든 왜 세상에는 아직 가난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줄어들 줄 모르는지 늘 궁금하고 어떻게 하면 인간구원의 가장 기초적인 가난을 해결할 수 있는지 함께 생각해보는 오늘이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가난이 문제라는 것이 아니라 가난 때문에 받아야 하는 차별들이 문제가 될 것입니다. 자본주의가 발달할수록, 빛이 커질수록 어둠이 비례하여 커지는 것만 같고 자신에게만 눈을 돌리는 행태가 갈수록 커지는 것만 같습니다. 옛말에 가난은 임금도 구제하지 못한다 하였지만, 한국에서는 그리스도의 정신 아래 가난한 이웃과 함께 하는 이들이 절대 적지 않습니다. 빈첸시오회라는 단체는 적어졌지만, 결코 교회의 애덕활동은 적어지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 땅에는 돈이 최고고 건강도 돈에 달렸다고 합니다. 물론 개인주의가 이 땅의 발전에 큰 밑바탕이 되었지만, 돈이 없어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형제들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겠지요. 능력주의, 개인주의. 틀렸다는 말이 아니라 열심히 해도 안 되는 사람이 있고 그런 조건이 있기에 그것을 우리가 꼭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능력주의나 개인주의가 너무나 강조되다 보면 어쩔 수 없는 그런 분들이 있다는 것을 잊어버리기 쉽고 그늘이 짙어지는 것을 내버려 둬버리기 쉽습니다. 구원도 그렇습니다. 개인이 열심히 해서 구원을 얻겠지만, 구원도 하느님의 은총의 결과입니다. 내가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도와주셔야 가능한 일입니다. 나도 열심히 살고 하느님도 그것을 보시고 기꺼이 도와주실 때 가능한 것입니다.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아무도 혼자 있지 않으며 아무도 혼자서 구원을 얻을 수 없습니다. 본인의 구원이 형제들과 함께 하지 않는 것이라면, 도무지 그런 구원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나만 열심히 하면 손해보는 것만 같은 세상살이이지만, 결국 나만 구원받는 세상이란 없는 것입니다. 세상이 아프면 나도 아프고, 세상이 힘들면 나도 힘든 법입니다. 세상이 구원받아야 나도 구원받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빈첸시오 성인의 축일에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부디 생각의 끝에 실천이 이어질 수 있는 오늘이 되기를 다짐해봅니다. 형제들과 함께 구원받는 오늘을 기도드리며, 부디 더 이상 물질적 가난으로 차별받거나 고통받는 이웃이 없어지기를 소망해봅니다. 주님의 평화가 함께 하시는 오늘이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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