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말씀과 묵상

Title오늘의 말씀과 묵상. 주님 수난 성지 주일(4/5/2020)2020-04-0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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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말씀과 묵상. 주님 수난 성지 주일(4/5/2020)

 


1독서

<나는 모욕을 받지 않으려고 내 얼굴을 가리지도 않았다. 나는 부끄러운 일을 당하지 않을 것임을 안다(‘주님의 종의 셋째 노래).>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50,4-7

4 주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제자의 혀를 주시어

지친 이를 말로 격려할 줄 알게 하신다. 그분께서는 아침마다 일깨워 주신다.

내 귀를 일깨워 주시어 내가 제자들처럼 듣게 하신다.

5 주 하느님께서 내 귀를 열어 주시니

나는 거역하지도 않고 뒤로 물러서지도 않았다.

6 나는 매질하는 자들에게 내 등을, 수염을 잡아 뜯는 자들에게 내 뺨을 내맡겼고

모욕과 수모를 받지 않으려고 내 얼굴을 가리지도 않았다.

7 그러나 주 하느님께서 나를 도와주시니 나는 수치를 당하지 않는다.

그러기에 나는 내 얼굴을 차돌처럼 만든다.

나는 부끄러운 일을 당하지 않을 것임을 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2 독서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자신을 낮추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도 그분을 드높이 올리셨습니다.>

 

사도 바오로의 필리피서 말씀입니다. 2,6-11

그리스도 예수님께서는 6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하느님과 같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7 오히려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

이렇게 여느 사람처럼 나타나 8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

9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도 그분을 드높이 올리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그분께 주셨습니다.

10 그리하여 예수님의 이름 앞에 하늘과 땅 위와 땅 아래에 있는 자들이 다 무릎을 꿇고

11 예수 그리스도는 주님이시라고 모두 고백하며 하느님 아버지께 영광을 드리게 하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

 

마태오가 전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입니다. 26,14-27.66

해설자 +예수님 다른 한 사람 다른 몇몇 사람 군중

 



<오늘의 강론>

 

교우 여러분, 잘 지내시죠?

많은 분들이 힘겨운 시간을 지내지만 특별히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슬픔에 빠진 모든 이들을 위해 진심으로 기도드립니다.

 

오늘부터 거룩한 성주간이 시작됩니다.

오늘의 복음은 마태오가 전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입니다.

그 양이 방대하여 직접 싣지는 못하지만 해당되는 복음서의 구절을 찾아서 읽으시면서 묵상해보시기를 청합니다.

 

예전에 군대에 있을 때 경험들이 많이 기억나지 않지만 AOP(대공감시초소?)에서 근무한 적이 있습니다. 그야말로 최전방 지역이었는데 대공감시초소는 그 중에서도 산 꼭대기에 있습니다. (그때는 명시적으로 적이 북한이었고 지금은 주적의 개념이 어찌 정리되었는지 모르겠지만)의 동향(특히 비행동향)을 감시하고 보고하는 것이 주된 임무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생활이 특별히 어렵다고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신학생으로서 산 밑으로 내려가지 못해서 미사에 참례할 수 없는 상황이 좀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최소한 6개월을 산 정상에서 근무했고 특별한 상황 외에는 산에서 내려갈 수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신학생이지만 미사에 참례할 수 없어 주일이면 근무 중이거나 그런 때에도 묵주기도를 바치거나 성경 구절을 암송하거나 그렇게 지냈던 것 같습니다.

 

열심히 할려고 했지만 그래도 온전히 풍요롭지 못했다는 것을 기억합니다.

마음 한 구석이 빈 것 같은 그런 느낌!

적어도 주일이라도 다른 날들과 다르게 보내고 싶었지만 우리는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처음에는 열심히 하려고 했지만 어느샌가 마음이 흐트러지고 중심을 잃어버린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요즈음 성당에 올 수 없는 상황이 그런 느낌이랄까요?

아무리 집에서 열심히 노력한다 하더라도 일상의 공간에서 전례적 의미를 다 살아가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만 우리는 노력할 뿐입니다.

우리의 노력이 우리를 큰 만족에로 이끌지는 못하겠지요?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이 시간이 길어진다면 우리는 더 가난한 마음이 될까요?

그렇지만 그 시간은 반드시 지나갈 것입니다.

이 고통스러운 시간이 지나가고 우리는 다시 모여 함께 부활의 기쁨을 나누게 될 것입니다.

부디 기도드리는 바는,

이러한 노력조차 잊어버리지 마셨으면 하는 것입니다.

 

성주간 동안 우리는

주님의 십자가의 죽으심과 부활을 동시에 경축합니다.

성지주일인 오늘 우리는 주님의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심을 경축합니다.

우리의 손에 그 옛날 이스라엘 사람들이 들었던 종려가지를 들고 우리 가운데 오시는 하느님을 향하여 환호하며 흔듭니다.

바로 그 사람들이 십자가에 예수님을 못박으라고 소리치던 사람들임을 잊지 마십시오.

 

우리의 염원을 들어주지 않고

우리 기대에 부응하지 않으며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그런 하느님쯤은

십자가에 못박아 죽이라고

그래서 우리 눈 앞에서 치워버리라고 고래고래 소리지르던 사람들임을 잊지 마십시오.

 

십자가를 짊어지고 가던 예수님을 향해

돌을 던지고 침을 뱉으며 저주의 말을 퍼붓던 그런 사람들임을 잊지 마십시오.

 

차라리 하느님을 몰랐던 사람이라면

그렇게까지 하느님을 내몰지는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차라리 그들이 하느님의 백성이 아니었더라면

하느님의 이름으로 하느님을 단죄하지는 않았을텐데요.

 

하느님은 우리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분이 아닙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우리의 간절한 바람을 우리는 하느님께 온전히 말씀드리고

우리 시대에, 그리고 우리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을 쫓으며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입니다.

 

이 거룩한 성주간의 첫날인 오늘

우리도 우리 내면 깊숙한 곳에 있는 뿌리 깊은 이중성과 교만과 혐오와 갈등을 벗어버리고

평화를 바라시는 그분의 발 앞에 엎드려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나이다 하고 기도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덴버교구로부터 전해진 성주간 안내서를 어떤 분이 정성껏 한글로 옮겨주셨습니다.

노고에 감사드리고 여러분의 성주간도 오히려 더 깊어지시기를 다시 한번 기도드립니다.

첨부파일을 열어보십시오.

 

주님의 평화가 함께 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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