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말씀과 묵상. 사순 제3주간 토요일(3/21/2020)
제1독서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신의다.>
▥ 호세아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6,1-6
1 자, 주님께 돌아가자.
그분께서 우리를 잡아 찢으셨지만 아픈 데를 고쳐 주시고
우리를 치셨지만 싸매 주시리라.
2 이틀 뒤에 우리를 살려 주시고 사흘째 되는 날에 우리를 일으키시어
우리가 그분 앞에서 살게 되리라.
3 그러니 주님을 알자. 주님을 알도록 힘쓰자.
그분의 오심은 새벽처럼 어김없다.
그분께서는 우리에게 비처럼, 땅을 적시는 봄비처럼 오시리라.
4 에프라임아, 내가 너희를 어찌하면 좋겠느냐?
유다야, 내가 너희를 어찌하면 좋겠느냐?
너희의 신의는 아침 구름 같고
이내 사라지고 마는 이슬 같다.
5 그래서 나는 예언자들을 통하여 그들을 찍어 넘어뜨리고
내 입에서 나가는 말로 그들을 죽여 나의 심판이 빛처럼 솟아오르게 하였다.
6 정녕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신의다.
번제물이 아니라 하느님을 아는 예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바리사이가 아니라 세리가 의롭게 되어 집으로 돌아갔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8,9-14
그때에 9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의롭다고 자신하며
다른 사람들을 업신여기는 자들에게 이 비유를 말씀하셨다.
10 “두 사람이 기도하러 성전에 올라갔다.
한 사람은 바리사이였고 다른 사람은 세리였다.
11 바리사이는 꼿꼿이 서서 혼잣말로 이렇게 기도하였다.
‘오, 하느님! 제가 다른 사람들,
강도 짓을 하는 자나 불의를 저지르는 자나 간음을 하는 자와 같지 않고
저 세리와도 같지 않으니,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12 저는 일주일에 두 번 단식하고 모든 소득의 십일조를 바칩니다.’
13 그러나 세리는 멀찍이 서서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 엄두도 내지 못하고 가슴을 치며 말하였다.
‘오,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14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 바리사이가 아니라 이 세리가 의롭게 되어 집으로 돌아갔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강론>
오늘 아침에 밝게 떠오르는 해를 보면서 어제의 날들이 벌써 기억에서 잊혀지는 것 같습니다.
그토록 많은 눈도, 처마 밑에 매달린 고드름도 이제는 조금씩 녹아 내립니다.
여러분, 잘 지내시죠?
오늘 아침에도 어떤 교우분이 조용히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하시는지 성당에서 기도하셔서 미사를 조금 늦게 올리게 되었습니다.
몇몇 분이 미사 때 특별한 지향으로 기도해주시기를 청하셔서 여러분 모두와 더불어 기억하며 미사를 봉헌하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염려해주셔서 저는 건강합니다만 어제 눈을 치우는데 조금 힘들다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제가 치운 것은 얼마되지도 않은데 평소에 쓰지 않던 근육이라 아직도 뻐근한 느낌이 듭니다. 그래도 기분좋은 뻐근함이니 감사합니다.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
특별히 호세아 예언서의 말씀 안에서 희망을 봅니다.
“그분의 오심은 새벽처럼 어김없다.
그분께서는 우리에게 비처럼, 땅을 적시는 봄비처럼 오시리라.”
모든 기다리는 이에게 주님께서 그렇게 오시기를 기도드립니다.
땅을 적시는 봄비라.
과연 오늘에 꼭 맞는 말씀이 아닌가 싶습니다.
비는 왜 내리고 그 비로서 생명이 살아가는가 생각해보면 참 신기한 일입니다.
지구라는 울타리 안에서 벌어지는 놀라운 생명의 신비입니다.
하느님을 봄비라고 고백한 예언자의 놀라운 예지가 더욱 돋보입니다.
세월은 지나갈 것이고
어김없이 또 봄이 오면
그렇게 생명은 자신의 생명을 노래할 것입니다.
겨울이 길지만 겨울의 끝자락을 아는 우리처럼
지금의 이 시간이 길게 느껴지겠지만
이 또한 지나갈 것을 우리는 압니다.
그런 희망 안에서의 평안이,
봄비처럼 하느님께서 여러분에게 내려오시는
복된 오늘이 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그리고 바램이 있다면,
나도 누군가에게 그렇게 봄비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