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말씀과 묵상.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 남북통일기원미사(06/25/2023) <제1독서> ▥ 신명기의 말씀입니다. 30, 1-5 모세가 백성에게 말하였다. 1 “이 모든 말씀, 곧 내가 너희 앞에 내놓은 축복과 저주가 너희 위에 내릴 때,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를 몰아내 버리신 모든 민족들 가운데에서 너희가 마음속으로 뉘우치고, 2 주 너희 하느님께 돌아와서,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령하는 대로 너희와 너희의 아들들이 마음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여 그분의 말씀을 들으면, 3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의 운명을 되돌려 주실 것이다. 주 너희 하느님께서는 또 너희를 가엾이 여기시어,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를 흩어 버리신 모든 민족들에게서 너희를 다시 모아들이실 것이다. 4 너희가 하늘 끝까지 쫓겨났다 하더라도, 주 너희 하느님께서는 그곳에서 너희를 모아들이시고 그곳에서 너희를 데려오실 것이다. 5 주 너희 하느님께서는 너희 조상들이 차지하였던 땅으로 너희를 들어가게 하시어, 너희가 그 땅을 차지하고 조상들보다 더 잘되고 번성하게 해 주실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 사도 바오로의 에페소서 말씀입니다. 4, 29―5,2 형제 여러분, 29 여러분의 입에서는 어떠한 나쁜 말도 나와서는 안 됩니다. 필요할 때에 다른 이의 성장에 좋은 말을 하여, 그 말이 듣는 이들에게 은총을 가져다줄 수 있도록 하십시오. 30 하느님의 성령을 슬프게 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속량의 날을 위하여 성령의 인장을 받았습니다. 31 모든 원한과 격분과 분노와 폭언과 중상을 온갖 악의와 함께 내버리십시오. 32 서로 너그럽고 자비롭게 대하고,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 5,1 그러므로 사랑받는 자녀답게 하느님을 본받는 사람이 되십시오. 2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고 또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하느님께 바치는 향기로운 예물과 제물로 내놓으신 것처럼, 여러분도 사랑 안에서 살아가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8, 19ㄴ-22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9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20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 21 그때에 베드로가 예수님께 다가와,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22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할 수 있는 게 기도밖에 없을 때 그런 때가 있습니다. 기도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느껴지는 때가. 그런 때가 있습니다. 기도라도 할 수 있는 때가. 누군가를 온전히 용서하고 잊어주어야 할 때가 바로 그런 때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거나 너무나 큰 아픔으로 모든 것에서 상실을 경험할 때가 바로 그런 때입니다. 남과 북으로 갈라진 우리 민족이 진정으로 하나가 되는 때가 바로 그런 때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이스라엘은 2,000년 동안이나 나라가 없는 민족으로 이 세상을 떠돌며 살았습니다. 그들이 어떻게 그 2,000년이라는 세월을 견디어 냈을까요? 그 비참과 그 고통을 어떻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요? 그들은 기도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도밖에 할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 아니라 기도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기도했고 2,000여년이 지나 자신들의 나라를 세울 수 있었습니다. 그 2,000년동안 그들은 기도한 것입니다. 기도하는 사람은 믿음 안에 서 있습니다. 실망하지 않고 끊임없이 기도한 것입니다. 그들의 믿음은 기도하면서 그들의 기도를 이끌어갔고 그들의 기도는 그들의 믿음의 자양분이 되었습니다. 하필 오늘이 민족의 비극인 6.25전쟁이 일어난 바로 그날입니다. 그날도 오늘처럼 주일이었고 새벽 4시에 북한군의 전면적인 남침으로 숱한 이별과 죽음, 갚지 못할 원한과 고통이 생겨났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저 살았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았고 그리고 기도했습니다. 그 세월이 73년째를 맞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앞으로도 어찌될지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느님 안에서 기도할 수 있습니다. 언제가 될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날이 올때까지 우리는 기도할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은 기도할 수 있어서 마침내 용서할 수 있고 갚을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기도할 수 있기에 삶을 더욱 충실히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할 수 있는 게 기도밖에 없을 때가 아니라 기도할 수 있기에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그토록 바라고 원하는 그 모든 어려움도 기도로서 마침내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기도하는 사람, 바로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입니다. | 